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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분기까지 올해는 예년과 달리 나에게 주어지는 업무량이 많아 좀처럼 휴식시간을 가질수 없었고, 나에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음악밖에 없었다. 때로는 내가 일하기 위해 휴일에 회사를 나오는지 음악을 듣기위해 회사를 나오는지를 착각할 정도로 나에게 일과 함께 듣는 음악은 또 하나의 행복이기까지 했다.
책상에서는 나의 Teac리시버와 Q Acoustics의 스피커에서 울려지는 음악으로 나를 달래고, 힘겹게 비집고 탄 만원버스에서는 그 좁은 공간의 불쾌함을 잊기위해 나에게 음악이라는 존재가 절실히 필요했다.

물론 나에게는 삼성의 P2와 함께 audio-technica의 EW9이 그 시간을 담당해주었다. P2와 EW9의 조합에서 들려지는 재즈선율은 길거리에선 어느 하이파이 못지않게 만족스러웠다. 다만 EW9의 부족한 차폐성이 간혹 거슬리기는 했지만, 이어폰에서는 들을수 없는 음색을 가지고 있던터라 그런 단점은 그냥 눈감아주기로 했다.

그러던 어느날 P2의 부족한 용량과 동영상에 현혹되어 음악감상이 방해되고 있다는 점과 다가오는 겨울에 어울리는 헤드폰이 없을까 하는 생각에 여기저기를 뒤져, 나는 Kenwood의 HD60GD9이라는 MP3 플레이어와 audio-technica의 ATH-ESW9이라는 헤드폰을 발견하게 된다.

이미 겨울용헤드폰으로 ATH-ES7을 가지고 있던터라, 나에게 ESW9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미 거치형에 물려 사용중이던 ATH-W1000과 뜨거운 여름동안 나를 즐겁게 해준 EW9을 이미 경험한지라 나무로 하우징이 만들어진 헤드폰에서 들려줄 음색이 이미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W1000과 EW9은 훗카이도산 아사다벚꽃나무로 만들어져 Sovereign이라는 별칭이 붙여져 있는 라인업인데 비해 ESW9은 ES7의 계보인 EARSUIT시리중 Le Luxe라는 별칭을 가지고 나왔다.
이미 이 대목에서 나는 기존의 Sovereign시리즈와 다른 음색일것이다 라는 예상은 했지만, 그 특유의 맑음(맑다못해 찌르는 고음마저도 사랑스러운)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SeeKo에서 ESW9이 용산의 모매장에 들여져 와 있다는 글을 읽고선 당장 옷을 차려입고, 용산으로 향했다. 실물을 본 나는 음색이 어떻든 어떻게든지 구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프리칸파독(우리나라에선 자단 또는 장미목이라고 부른다)의 나무 하우징과 양가죽으로 마무리되어 있는 외관은 어떤 헤드폰보다도 고급스럽게 보였고, 길거리에 착용하고 다녀도 튀지 않으면서도 새련된 외관을 가져, 포멀한 정장 또는 비지니스캐쥬얼에도 어울릴만한 외관을 가지고 있었다.
곧바로 나는 가지고 있던 P2를 물리고, 즐겨듣던 재즈곡과 롤러코스터의 노래를 재생시켰다.
그런데,'어? 이거 내가 예상하던 소리가 아닌데?'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스쳐지나갔다.
W1000의 수준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EW9의 성향을 가진 ES7이 아닐까라는 예상이었는데, 도무지 내가 예상하던 사운드가 아니다. 불현듯 '이건 audio-technica의 소리가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던 audio-technica의 소리는 저음이 허전하다고 느낄정도의 맑은 고음을 가진, 여성보컬과 현악기의 소리를 잘 들려주는 그런 제품이었다.
그런데 이건 첫느낌이 마치 내가 젠하이져의 헤드폰을 끼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곧장 나는 젠하이져의 PX200과 번갈아 가면서 들어보았다.
그랬다. 마치 PX200과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더 큰 하우징이 가진 파워는 PX200에서 부족하게 느껴지던 깊이감과 풍성함을 더 보완해주었다.

하지만 이때는 잠시 잠깐의 청음이라 좀 더 신중한 평가가 필요하단 생각에 일단 Kenwood의 HD60GD9과 함께 ESW9을 같이 주문해 버렸다.
매칭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약간은 야생마 같은 성질을 가진 녀석인듯 하여 내 입맛에 맞게 조리할 필요가 있다라는 판단에 다른 리시버들과의 비교를 뒤로 미뤄야겠다는 생각이 든것이다.

2주일이라는 기나긴 기다림뒤에 회사에서 즐겨듣던 CD150장을 집으로 가져와 일단 HD60GD9에 꽉꽉 채워넣기 시작했다. CD에서 WAV로 리핑해 HD60GD9에 담는데 20여시간을 소비한 끝에 ESW9을 길들이기 시작했다. 한달이라는 시간동안 ESW9도 길들여지고, 나의 귀도 어느덧 ESW9에 맞춰지고 있었다. 처음에 들었을때와 확연히 틀려지고 있다는것도 새삼 느껴졌다.

먼저 가지고 있던 ES7과 비교해보니, ES7은 스텐레스 하우징답게 카랑카랑한 소리라면, 아프리칸파독으로 만들어진 하우징에서는 단단한 저음이 함께 했다.
본인의 경우 머리를 울리는듯한 저음을 싫어해 특히 Bose의 제품같은 리시버는 손에도 대지 않는편이었는데, 이 ESW9은 그렇지 않았다. audio-technica답지 않게 저음이 깔려있는데, 이 느낌은 풍성하고 단단한 저음이다. 마치 마림바(마림바는 아프리칸파독으로 만든다)의 음색같은 느낌이다. 단단하고 깊게 퍼지는 듯한 느낌의 저음.

다시 W1000과 비교해봤다. W1000은 앰프가 필요한 제품이라 X-can에 물려 번갈아가며 들어봤다.
W1000역시 나를 만족시켜주는데 변함없다. 깔끔한 피아노음색과 현악기소리가 충분한 공간감을 가지고 특유의 해상력을 들려준다. 이번에는 ESW9의 음색을 들어볼 차례...ESW9은 해상력은 W1000에 비해 부족한듯 하지만, 그래도 동급에서는 드문 해상력이 느껴진다. 역시 단단한 저음이 돋보이지만, 내가 좋아하던 고음성향의 현악기소리와 여성보컬을 위한 헤드폰이 아니었다.

내가 W1000과 ES7,EW9을 선택한 주요한 이유는 내가 듣는 음악들이 여성보컬이 주요했기 때문이기도 했는데, ESW9은 그런 성향이 아니다.
쉽게 말하면 올라운드성향을 가지고 있는 저음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베이스와 색소폰과 같은 저음이 풍부한 악기들을 재현해주는 제품이다.
EW9이 여성보컬만은 편식한다면, ESW9은 MondoGrosso같은 일렉트로니카도 잘 받아주고, 베이스도 퉁퉁 튕겨주는 스탠다드 재즈에도 잘 받아준다.

이 사용기를 쓰면서 좀 더 자세한 표현을 위해 몇곡을 선곡해서 들어보기로 했다.
먼저 영국을 대표하는 Jazz보컬 Stacey Kent의 I Concentrate on You를 들어보니, 피아노와 함게 울리는 색소폰의 도입부가 매력적으로 들리기 시작한다. Lizz Wright의 Trouble을 들어보니 다른 악기보다 드럼소리가 매력적으로 들린다. 다소 보컬은 묻힌다는 느낌은 들지만, 각 악기의 밸런스를 잘 잡아주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저음에서만 만족스러울까? Inger Marie의 I don't want to talk about it을 들어보니, 기타와 피아노의 음색을 풍부하게 잘 잡아내며, 퍼쿠션의 소리는 단단하게 재생해낸다.
이번에는 Madonna의 Hung Up을 들어보니, 도입부의 Abba 샘플링과 함께 귓속을 때려주는 일렉트릭 베이스음색은 보컬을 더욱 돋보이게 하며, 흥겹게 만들어준다.
FreeTempo의 Universe Song 음악전반에 깔리는 저음들이 머리속에서 여기저기 휘졋고 다니지만 내가 그토록 싫어하던 불쾌함은 아니다. 마치 내가 클럽 내몸을 맏기고 있는게 아닐까 하고 착각이 들 정도이다.
Bonnie Pink의 Daisy에서는 어쿠스틱 기타 튕김이 여느 헤드폰에서 들려지지 않던 공간감도 같이 느껴지고 있는데, 그때문인지 보컬은 약간 묻힌다는 느낌도 든다.
Roller Coaster의 Last Scene에서는 일렉트릭 드럼과 베이스의 소리가 돋보이게 들리기까지 하다. 하지만 키보드와 기타소리를 묻히게 만들지는 않는다.
Jamiroquai의 Corner of the Earth에는 오히려 베이스보다 깔끔한 보컬이 돋보이기까지 하는데, EW9이라면 또는 ES7이라면 느끼지 못할 각악기의 단단함도 같이 묻어져 나온다

ESW9은 이렇듯 EW9의 고질적인이라고도 할수 있는 편식이 아닌, 올라운드 성향의 헤드폰의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점이 어떤이는 아쉬움으로 남겨질지도 모르겠지만, 오히려 나에게는 즐거움을 가져다 주게 되었다.

보통 하이파이를 즐기는 분들의 말씀을 듣자면 스피커를 바꾸면 새로운 CD를 여러장 산 느낌이 든다고들 한다. 그말은 지금까지 듣던 음악이 새롭게 들린다는 의미이다.
이 ESW9도 마찬가지로 그간 질릴대로 질린 CD가 새롭게 들리며, 한동안 보컬재즈와 클래식에 편식해오던 나에게 다시 일렉트로니카, 시부야케, 라운지, 가요등을 다시 듣게 만들었다.
그만큼 ESW9은 장르 불문하고 누구나 즐겁게 음악감상을 할 수 있도록 세팅되어져 있는 헤드폰인 느낌인것이다.

국내 정발가격이 30만원대라는 무시무시한 가격이지만, 20만원정도의 가격대라면 누구에게도 추천해봄직한 제품이라는것을 마지막으로 이글을 마무리 짖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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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15 22:53 2007/12/15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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